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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꿰뚫어보는 힘, MDA> - 하만식 해양경찰청장 기고문
군함과 무기 등 강력한 군사력을 중심으로 이해되어 온 해양력이 해양 치안과 과학, 환경, 교통과 물류, 항만, 수산자원 등 바다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관리·통제하는 역량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위성, 인공지능(AI) 등의 발전은 해양정보의 역량을 국가 해양력의 새로운 핵심 요소로 부각시켰다. 바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얼마나 신속하게 수집하고, 정확하게 분석하며, 서로 연결해 필요한 순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바다에서는 선박의 움직임, 기상, 물류, 어업활동 등 매 순간 수많은 정보가 쌓인다. 이를 연결하고 분석하면 평범해 보이던 모든 움직임에서 사고의 전조나 불법 행위의 징후 등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수많은 정보를 종합해 해양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해양영역인식(MDA·Maritime Domain Awareness)이다.
MDA는 단순히 첨단 장비를 갖추는 일이 아니다. 기술과 사람, 제도와 전략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기술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람은 이를 분석해 의미를 부여하며, 제도와 전략은 서로 다른 정보를 연결하고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다. 기관과 부서의 경계를 넘어 정보를 연결하는 것이 국가 차원의 MDA를 완성하는 핵심이다.
해양경찰도 MDA 플랫폼을 설계하고 있다. 그 플랫폼을 통해 연결된 다양한 정보가 해경의 현장 정보와 결합될 때 그 의미는 더욱 커진다. 불법조업 외국 어선 밀집 해역을 사전에 파악해 효율적으로 단속하고, 노후 선박 등 해양오염 고위험 선박을 능동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파출소 관할 해역 내 위협 요소 분석 등 해양 안전관리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이 만들어질 때 MDA는 단순한 정보관리 체계를 넘어 현장 대응력을 높이고, 국가 차원의 해양 안전과 안보, 치안 역량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해경은 MDA를 현장에 심어 대한민국의 해양안전과 해양치안, 나아가 새로운 해양력을 지원해 나갈 것이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100115540000009?did=NA